snap365_상수도 공사

autochrome 2019. 10. 23. 19:49

상수도 공사는 시민들의 편의를 위해 늦은 밤 시작해서 새벽에 끝낸다. 물론 하룻만에 끝나는 경우는 드물기 때문에 대부분의 상수도 공사는 며칠씩 이어진다. 굴착기와 트럭 그리고 일용직으로 이루어진 공사. 그나마 도심 한가운데가 아닌 것만도 다행이랄까 주택가 주변이었다면 민원과의 전쟁일뿐이다. 하지만 제 삼자가 되었을때 느끼는 심정은 그저 조금 불편하다는 정도? 그리고 카메라를 들고 서성이는 입장에서는 작은 태양과 같은 밝은 조명기 덕분에 한번쯤 꼭 사진으로 담아야겠다고 생각했었다. 바르낙에 익숙해지기 위한 시간과 수리실을 들락거리는 동안 카메라에 간신히 익숙해졌고 수리도 끝났으므로 드디어 어젯밤 겨우 공사 현장을 몇장 담아 보았다. 좀 더 다양한 샷에 대한 욕심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인부들에게 불편을 끼쳐가면서 사진 몇장을 더 얻은 들 또 무엇에 쓸 것인가하는 생각이 들자 채 한롤을 담지 못했다.

 

바르낙 얘기를 해 보자.

 

나의 취미생활을 위해서는 더 이상 디지털이 필요없다고 생각했고 그 주장을 스스로에게 증명해야 했다. 적어도 낮 시간의 사진은 그것이 가능했다. 문제는 밤이다. 3200짜리 흑백 필름도 있고 1600짜리 컬러 필름도 있지만 필름은 소형 기준 36장이라는 제한이 있다. 아주 오래전 겪었던 (당시에는 당연했던) 상황으로 돌아가고 말았다. 역시 필름라이프^^''

 

바르낙으로 바꾼 이유는 조금 더 천천히 사진을 담기 위해서였는데 여전히 급하게 사진을 담고 있다. 당연한 얘기지만 어떤 카메라를 사용해도 결과물 차이는 없다. 여전히 욕망을 내려 놓지 못하고 있다는 반증만 확인하고 있다고 할까. 좀 더 차분하게, 마음을 비우고 촬영의 즐거움을 만끽하겠다는 생각을 실천하는 것이 쉽지 않다.

 

마음을 가다듬고 천천히 사진을 담자는 의미로 새로운 블로그는 나만의 르포르타쥬로 이름 지었지만 내가 보고 싶어하는 것, 기록하고 싶어하는 것은 과연 무엇일까? 아주 오래전 출발했던 곳으로 돌아 온 느낌이 들어 허황한 심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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